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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H바이러스 후유증]수리 「발동동」…보상시비 불가피

입력 | 1999-04-27 19:05:00


사상 최대의 PC 고장을 몰고온 CIH(일명 체르노빌)컴퓨터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후유증이 심상치않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국내 보급된 8백만대의 PC 중 적어도 30만대 이상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불거지는 피해보상 공방〓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심한 피해를 보는 것은 일반인에게 무료 배포된 6종의 CD롬 타이틀에 감염된 CIH바이러스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CD롬은 특성상 바이러스에 한번 감염되면 CD 자체를 파기하지 않는 한 제거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피해를 본 기업과 개인 중 일부에서 문제의 CD를 배포한 업체를 상대로 피해보상소송을 걸자는 주장이 터져나오고 있다.

워드프로세서체험판 CD를 배포했다가 바이러스 감염사실을 뒤늦게 알고 급히 수거한 S전자 관계자는 “겨우 수백장에 불과한 CD를 배포했다가 급히 수거했다”면서 “실제 감염은 주로 PC통신 인터넷과 소프트웨어불법복제 탓”이라고 밝혔다.

CIH바이러스 특성상 감염경로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와 CD롬을 배포한 업체간에 법정 공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PC수리 ‘하늘의 별따기’〓PC업체와 전문서비스업체에는 27일에도 PC를 고쳐달라는 전화요청이 쇄도했다. 그러나 이를 처리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

업계관계자는 “CIH바이러스 피해의 경우 바이오스칩을 교체하고 하드디스크를 새로 포맷, 기본 소프트웨어를 새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밀린 수리를 다 처리하려면 최소 일주일 이상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는 벌써 8천여건의 방문수리 요청이 접수됐다. A/S요원 1천5백명이 비상근무체제로 뛰고 있지만 1건 처리에 4,5시간씩 걸리는 실정. 4천여건의 방문A/S 요청을 접수한 대우통신은 인력부족과 함께 마더보드 하드디스크 등 교환 부품도 품귀 현상.

용산전자상가 테크노마트 등 컴퓨터전문상가에는 27일 바이오스칩과 마더보드가 동날 정도로 손님이 들끊었다.

용산의 한 상인은 “이렇게 많은 손님은 처음”이라며 “모두 같은 부품만 찾아 물건이 없어 못 팔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김종래·성동기기자〉jongr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