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의 병무비리가 드러나 사회저명인사와 부유층 군의관 병무청직원 브로커 등 2백7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국방부 서울지검 서울경찰청으로 구성된 병무비리 합동수사부는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간 서울지역의 병무비리에 대한 집중수사를 벌여 95∼98년의 병무비리 연루자 2백7명을 적발, 이중 신영환 ㈜신성회장(54) 등 1백명을 구속하고 모 은행장부인 등 80명을 불구속했다고 27일 발표했다.또 27명은 지명수배하고 1백33명에 대해서는 병역 면제처분을 취소해 현역이나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하도록 했다.
합수부에 따르면 서울지방병무청 7급직원인 최기택씨(44) 등 병무청 직원들은 병역면제조치의 대가로 2억1천5백만∼5백만원을, 국군수도통합병원 외과처장 임영호소령(37) 등 전현직 군의관들은 1억5천6백50만∼7백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적발된 2백7명은 자식이나 본인이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 금품을 건넨 사람이 1백35명(구속 49명, 불구속 75명, 수배 11명), 돈을 받고 면제 판정을 해준 전현직 군의관 16명(구속), 병무청직원과 브로커가 56명(구속 35명, 불구속 5명, 수배 16명)이다.합수부는 병역면제를 청탁한 부모들의 경우 브로커나 군의관에게 최고 8천만원에서 2백만원까지 전달했고 이들 중 2천만원이상 공여자와 브로커 병무공무원은 구속, 2천만원이하 공여자는 불구속 조치했다고 밝혔다.면제사유로는 디스크와 고도근시가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병역면제자의 72%는 첫 신체검사에서 현역이나 공익근무요원 판정이 나오자 질병이 있는 것처럼 서류를 꾸민 뒤 면제판정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방부와 검찰 경찰은 지난해 12월1일 합수부를 설치해 부정면제 혐의가 짙은 4백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뒤 병역면제자의 부모 군의관 브로커 등 1천여명을 소환조사해 왔다.
합수부는 수배중인 강남구청 병사계장 최경희씨(45) 등 일선 행정기관의 병무담당자를 조사하면 병무비리 연루자들이 더 드러날 것으로 보고 이들을 검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합수부는 이와 함께 병역면제와 의병전역 등 병무비리를 뿌리뽑기 위해 전국 지검과 지청에 전담 검사를 지정해 수사를 확대키로 했다.
병무비리를 수사하기 위해 합수부가 설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단일 사건에서 1백명 이상이 구속된 것도 80년대 건국대사태 등 공안수사를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송상근·이수형기자〉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