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7일 서울 송파갑에 고승덕(高承德)변호사를 공천하면서 공동여당의 ‘6·3’재선거 구도가 어지럽게 얽혔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당초 인천 계양―강화갑은 국민회의, 송파갑은 자민련이 각각 후보를 내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었다. 송파갑은 오세훈(吳世勳)변호사와 김희완(金熙完) 전서울시정무부시장, 계양―강화갑은 박상은(朴商銀) 대한제당사장과 송영길(宋永吉) 변호사가 각축 중이었다.
그러나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의 둘째 사위인 고변호사가 느닷없이 한나라당으로 가는 바람에 일이 꼬였다. 자민련이 송파갑을 맡으면 장인과 사위가 맞붙는 ‘골육상쟁(骨肉相爭)’선거가 될 처지이기 때문.
박총재는 26일 밤 김현욱(金顯煜)사무총장으로부터 이를 전해듣고 “정치도 정치지만 인간적 도의가 있는데 한나라당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개탄했다는 것.
김총장은 황급히 하순봉(河舜鳳)의원 등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 측근들에게 전화를 걸어 고변호사 공천을 없던 일로 해달라고 간청했다. 조영장(趙榮藏)총재비서실장도 “아무리 여야 간이지만 이번 일은 너무하다”면서 한나라당에 재고를 부탁했지만 한나라당은 이를 외면했다.결국 김총장은 국민회의 정균환(鄭均桓)사무총장에게 계양―강화갑을 자민련에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국민회의는 이를 선뜻 들어줄 생각이 없는 눈치여서 양당의 공천협상은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