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바가지를 쓰는 것은 아닐까.」
운전자들이 카센터에 차를 맡길 때 갖는 불안감이다.
동아일보 특별취재팀의 취재 결과 운전자의 이런 불안감이 ‘사실’로 입증됐다. 또 일부 카센터는 여성운전자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취재팀은 ‘카센터의 바가지요금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현대자동차와 대우자동차측에 의뢰, 더 이상 수리나 부품교환이 필요없도록 쏘나타Ⅱ와 레간자 승용차를 완벽하게 정비했다.
남성운전자팀(레간자)과 여성운전자팀(쏘나타Ⅱ)은 최근 열흘간 각각 10곳의 카센터를 찾아가 “최근 중고차를 구입했는데 이상이 있으면 고쳐달라”고 말했다.
그 결과 여성운전자가 찾아간 10곳의 카센터 중 4곳이 갖가지 이유를 들어 부품을 교환했다. 정비내용은 △타이밍벨트 텐션벨트 엔진오일 오토오일 교환 18만원 △점화플러그 연료필터 교환 2만5천원 △타이밍벨트 베어링 플러그 배선 서모스탯(온도조절장치) 등 교환 25만원 △베어링 엔진오일 교환 5만5천원.
이 중 한 업소는 타이밍벨트를 교환하지도 않고 교환한 것처럼 속여 14만원을 받기도 했다.
현대자동차측은 “타이밍벨트와 베어링, 각종 오일은 실험 직전에 새것으로 바꿨는데 카센터측이 또 교환했고 점화플러그 플러그배선 서모스탯은 정비 결과 수년간 더 쓸 수 있는 것을 카센터측이 교환했다”고 말했다.
남성운전자가 찾아간 10곳의 카센터 중 역시 4곳이 부품을 교환하거나 엔진을 청소했다.
정비내용은 △점화플러그 배선 배터리 교환 14만원 △공기흡입구 청소 1만원 △공기흡입구 청소 및 브레이크오일 교환 4만2천원 △엔진오일 교환 2만원.
대우자동차측은 “점화플러그는 하루 전에 교체했고 각종 오일도 새로 보충했다. 플러그배선과 배터리 등은 3년더 쓸수있는 것이었으며공기흡입구도청소할필요가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한편 정비되지 않은 현대 엘란트라 승용차를 여성운전자가 운전해 서울지역 10곳의 카센터에서 정비비용을 뽑아본 결과 수리비용이 9만5천원에서 25만5천원까지 나타나 편차가 심했다.
부품별 정비비용도 최고 7만5천원까지 차이가 났으며 고쳐야 할 부분도 카센터마다 크게 달랐다.
취재팀은 또 카센터가 여성운전자를 차별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완벽하게 정비를 마친 레간자 승용차 1대를 남성과 여성운전자가 번갈아가며 7개 카센터에 점검을 의뢰했다.
그 결과 여성운전자가 맡긴 5개 업소 중 4곳이 각종 오일을 교환했고 남성운전자가 찾아간 2곳에서는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이병기·박현진·윤종구기자〉watchdo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