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지난달 17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의 여야총재회담에서 ‘내각제 절대 반대’입장을 밝혔다고 청와대가 28일 공개하자 한나라당이 ‘신의를 저버린 행위’라고 비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이총재가 내각제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놓고도 최근 연내 개헌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국가 헌법을 여당 교란용으로 이용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총재는 ‘꼼수’로 여당을 교란하려는 것을 삼가는 게 좋다”며 “김대통령은 8월까지 정치개혁을 추진하고 8월말 이후 내각제에 대한 확고한 소신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그런 내용을 말했든, 안했든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은 신의를 저버린 행태”라며 “얼굴없는 논평으로 야당 총재를 음해하는 비신사적 행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맞받았다.
안대변인은 “이총재가 연내 내각제 개헌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영묵·박제균기자〉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