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1일부터 직장의료보험과 지역의료보험이 통합되면 직장인들의 의료보험료가 1.5∼2배 인상되는 반면 소득이 노출되지 않는 지역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은 적어질 전망이어서 국민연금에 이어 또 한번 직장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통합의료보험의 법적 근거로 올해 2월 제정된 국민건강보험법은 직장 지역 공무원 교직원의보의 보험료 부과체계를 소득단일 기준으로 묶어 그동안 보험료 부과기준에서 제외된 상여금 등을 포함한 모든 소득에 보험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직장인들의 부담만 일방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지금까지 소득과 재산이 동시에 보험료 부과기준으로 되어있던 지역의보 가입자의 경우 소득만이 부과기준이 됨으로써 부담액은 현재보다 줄어들게 된다는 분석이다.
2일 전국직장의료보험노동조합이 내놓은 ‘의료보험과 전면통합의 문제점’ 자료에 따르면 내년 의보 통합으로 상여금 각종 수당 등이 포함된 보수총액이 보험료 부과기준이 되면 직장인은 보험료가 지금보다 평균 1만5천8백원씩 인상된다는 것이다.
현재 직장의보 가입자의 평균 표준보수월액은 1백7만8천원이지만 상여금 각종 수당 등이 포함되면 보수총액이 1백60만6천원으로 49% 늘어나게 되고 이에 따라 평균 의료보험료도 3만2천3백44원에서 4만8천1백65원으로 49% 증가하게 되는 것.
또 새로운 국민건강보험법은 부양가족도 소득이 있으면 보험료를 따로 부과하게 돼 있어 직장인들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행 지역가입자의 경우 보험료 부과기준이 현재의 소득과 재산에서 소득으로 단일화돼 주택 토지 자동차 등 재산 보유 여부에 관계없이 소득활동에 대해서만 보험료가 부과된다. 이에따라 자영업자들은 실제 재산이 얼마이든간에 노출된 소득이 없으면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또 자영업자에게 실제 소득과는 상관없이 국세청 소득신고액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할 경우 보험료가 의보통합 이전보다 대폭 낮아질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영업자중 소득수준이 가장 높은 서울강남구의보조합의 경우 98년 5월말 현재 보험료 부과기준을 보면 전체 피보험자의 54.3%가 연간소득이 1천만원이하, 33.1%가 4백40만원이하로 돼있다. 강남구 자영업자의 절반이상이 월소득 84만원이하라는 뜻이다.
직장의보 노조 민창기 위원장은 “충분한 준비과정을 거치고 2∼3년간 시범사업을 거쳐 시행착오를 줄여야 한다”며 자영업자의 소득이 노출되지 않은 현상태에서 의보통합을 강행할 경우 국민연금에서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직장인의 저항에 직면할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재정통합이 이루어지면 재정격차에 따른 문제가 줄어들고 기존 적립금을 활용할 수 있으므로 오히려 보험료 인상요인이 줄어든다”고 해명했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