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뉴욕에서 있었던 한미(韓美)간의 대북경수로사업 차관공여협상에서 미국이 대북 경수로공사 분담금 상환에 대한 어떠한 의무도 지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정리됨으로써 분담금 회수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은 그동안 협상에서 북한이 경수로 건설비를 갚지 못할 경우 한미일 3국이 집행이사국으로 있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대신 상환의무를 승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KEDO에 차관을 제공하는 형식인 만큼 상환의무도 KEDO가 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미국측은 한국정부의 안을 거부했고 결국 미국에 대해서는 상환금 분담을 요구할 수 없는 쪽으로 합의문이 정리됐다는 후문이다.
미국측이 이처럼 상환금 분담에 대해 발을 뺌으로써 총 공사비 46억달러중 32억2천만달러와 10억달러를 각각 제공해야 할 한국과 일본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KEDO가 상환의무를 승계하지 않음으로써 분담금 회수가 훨씬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분담액수가 적은 일본이 한국과 공동으로 북한의 상환불이행에 따른 손실책임을 질 것 같지도 않다. 결국 한국정부의 부담만 커지게 됐다.
당장 경수로분담금 지원을 위한 국회동의 과정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6월까지 3천억원에 달하는 올해 경수로분담금 지원비용에 대한 국회동의를 받아낼 계획이나 한나라당측은 “차관이 아닌 사실상의 무상지원에 대해서는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국민회의측 간사인 김상우(金翔宇)의원은 이같은 야당의 반대를 우려하면서도 “우리가 주체인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