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 해외매각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2일 밤 늦게까지 미국 뉴브리지캐피털과 제일은행 인수협상을 벌였으나 완전타결에는 실패, 이날 자정으로 돼있는 우선협상시한을 수일간 연장키로 했다.
금감위 관계자는 “제일은행 자산부채 초과분에 대한 양측의 가격차를 3조원에서 1조5천억원대로 줄이는데는 성공했으나 완전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추가협상기간은 10일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위는 뉴브리지에 정부의 최종안을 전달하고 대응을 기다리고 있는 입장. 정부측 최종안의 기본원칙은 제일은행 자산(여신)은 시가로 평가하는 대신 핵심예금 등 부채에 대해서는 프리미엄을 받는다는 것.
▽‘칼자루’는 우리 정부에〓뉴브리지 컨소시엄을 대하는 금감위의 입장은 느긋하다. 작년말 뉴브리지와 교환한 양해각서(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도 경제상황이 호전된 만큼 불리할 것이 없다는 것. 최근엔 국내 대유리젠트증권에 지분참여를 하고 있는 영국의 리젠트퍼시픽그룹이 뉴브리지보다 유리한 조건에 제일은행 인수의사를 밝혀와 한국측의 입지가 더욱 유리해졌다.
▽앞으로 어떻게 되나〓양측이 인수조건에 완전 합의하면 뉴브리지캐피털은 약 한달동안 제일은행 자산부채를 정밀 실사한다. 이후 빠르면 6월초순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
뉴브리지는 협상타결을 전제로 제일은행에 대한 실사기간이 1개월로는 부족하다며 이를 더 연장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뉴브리지와 협상이 결렬되면 정부는 제일은행을 다시 리젠트퍼시픽그룹 등을 대상으로 국제 경쟁입찰에 부쳐 자유롭게 처리할 수 있다.
금감위는 뉴브리지와의 제일은행 매각협상에 관한 경과 및 앞으로의 일정을 3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