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 총재특보단장이 정치적 보폭(步幅)을 다시 넓혀 당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원내총무 사퇴 직후 그는 특보단장 자리도 고사할 만큼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최근 영남권 강연나들이에 나서면서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그는 지난달 30일 대구 효성가톨릭대 초청강연, 4일에는 부산 외국어대 초청강연에 참석했다. 주된 메시지는 화해와 포용. 정치적으로는 현 정권의 ‘지지기반 넓히기’다.
“사도 바울은 예수를 탄압하던 사람이었지만 예수를 만나 기독교를 세계종교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예수의 열두제자들이 자기들이야말로 ‘정통’이라고 생각하고 바울을 끝내 이단이라고 배척했다면 기독교는 세계종교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효성가톨릭대 강연에서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얘기했다. 바울과 전전대통령, 기독교와 국민회의의 전국정당화를 묘하게 연계시킨 얘기다.
동교동 가신그룹 중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가는 한특보단장이 여권의 지지기반 확장과 자신의 위상 정립에 어떤 성과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