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김훈(金勳)중위 사망사건과 관련, 천주교 인권위원회는 3일 서울 중구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훈중위 사망현장에서 촬영된 의문의 철모가 미군 군의관 리처드 아리스 대위의 것이라는 국방부 발표는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이날 김중위의 소대원이었던 전역병 김모씨 등 JSA에 근무했던 전역병 2명의 증언을 공개했다.
인권위가 공개한 김씨의 증언에 따르면 미군 정보하사가 사건이 일어난 벙커 안에서 사진을 찍기 시작한 지 4∼5분 후 미군 군의관 아리스 대위가 도착했으며 더구나 그는 철모가 아닌 캡(작업모)을 쓰고 있었다는 것.
이에 대해 국방부는 군의관 아리스 대위가 지난달 14일 “김중위 사망당시 비상상황이 발생, 야전장비를 휴대한 채 벙커로 들어가 헬멧을 벗고 김중위의 호흡과 맥박을 확인한 뒤 밖으로 나와 대대장에게 숨졌다고 보고했으며 나중에 다시 벙커로 들어가 헬멧을 쓰고 나왔다”고 밝힌 진술서를 공개했다.
국방부는 또 JSA대대장 운전병 크리스티안 홀더리치상병이 사건발생 사흘 뒤인 98년 2월27일 미육군 범죄수사대(CID)에서 “아리스 대위가 철모를 찾기 위해 벙커안으로 들어갔으며 10분 뒤 철모를 갖고 돌아왔다”고 증언한 목격자 진술서를 제시했다.
〈송상근·이현두기자〉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