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유럽 8개 증권거래소 대표들이 ‘범유럽 증시’를 창설키로 합의함에 따라 유럽증시의 출범은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유럽 증시가 통합되면 특정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을 다른 7개 거래소에서도 사고 팔 수 있다. 기업은 주식을 상장한 나라 외의 국가에서도 자금을 쉽게 끌어 쓸 수 있게 된다.
유럽증시 통합이라는 야심찬 계획은 미국 뉴욕증시에 버금하는 증시,다우존스지수에 버금가는 ‘유럽주가지수’를 창설해 거래를 활성화하고 기업이 국제적인 차원에서 좋은 조건으로 재원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참여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게임’인 셈이다.
유럽증시 통합안의 확정은 99년1월 화폐 통합에 이은 ‘유럽통합’을 위한 큰 진전이다.
증시통합이 본격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작년 하반기부터. 당초 파리증시는 런던과 프랑크푸르트가 주도한 증시통합에 반대했으나 대세가 기울자 참여로 돌아섰다.
통합에 동의한 8개 증권거래소는 사실상 각국을 대표하고 있어 유럽 지방도시의 군소 증시도 곧 통합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웨덴의 스톡홀름증시는 “수익을 중시하는 스톡홀름 거래소와 범유럽증시는 성격이 다르다”며 불참했다.
단일증시 출범을 위한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각 거래소간의 연계 및 대금청산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선 전산시스템을 통합해야 한다. 나라별로 각각 다른 규제 및 감독체계와 세제(稅制),수수료, 거래시간도 조정해야 한다.
이때문에 런던과 프랑크푸르트 거래소는 거래시간을 통일하기 위해 올 하반기부터 런던은 개장시간을 현재보다 한시간 앞당겨 오전 8시로, 프랑크푸르트는 30분 늦춰 오전 9시로 바꾸기로 이미 합의한 바 있다. 이런 방법으로 참가국들은 점차 시장규칙의 조화,통합주가지수의 창설,대금결제와 청산 등을 해결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미국 뉴욕증시는 ‘범유럽증시’를 위협적인 경쟁자로 보고 범유럽증시와 비슷한 시간에 개장하기위해 오전 5시부터 거래를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