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등 여러 나라의 쿠데타에 개입한 프랑스의 전설적 용병 봅 드나르대령(70)이 4일 프랑스 법정에 섰다. 죄명은 89년 피살된 아메드 압달라 전 코모로대통령 살해혐의.
‘공화국의 해적’이란 별명으로 유명한 드나르는 60년대부터 아프리카대륙을 누비며 벨기에령 콩고와 나이지리아 앙골라 짐바브웨 등의 반란과 쿠데타를 도왔다. 드나르는 특히 인도양의 작은 섬나라 코모로에서 발생한 18건의 쿠데타중 4건에 관여했다.
그는 압달라대통령이 78년 두번째 쿠데타를 일으켰을 때 도운 공로로 대통령경호대장이 돼 10년동안 코모로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다. 압달라는 외국용병을 경호대장으로 앉혔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 드나르를 해임하기 직전 피살됐다.
이번 재판에서는 드나르가 코모로군이 쿠데타를 일으키려 한다는 거짓 정보로 압달라를 설득, 군대를 무장해제시킨 뒤 자신의 부관을 시켜 그를 암살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가려지게 된다. 드나르는 당시 우발적으로 대통령 침실에 뛰어든 자신의 보디가드를 저지하기 위해 쓰러뜨리는 순간 권총이 발사돼 압달라가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드나르는 압달라 사망직후 코모로를 떠났다가 6년뒤 모하메드 조하르대통령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해 용병침략군을 이끌고 코모로로 돌아왔다가 프랑스원정군에 의해 체포됐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드나르는 종신형을 받게 된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