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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中대사관 폭격…발칸 평화기류에 암초

입력 | 1999-05-08 19:56:00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중국대사관 오폭사건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 같던 코소보 사태 해결이 다시 꼬였다.

이 사건은 러시아 등 주요 8개국(G8)이 6일 유엔안보리 주도의 코소보 사태 해결에 합의한 뒤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러시아 특사가 유고를 다시 방문하는 등 정치적 타결 모색이 본격화되려는 시점에 발생했다.

외신들은 이날 폭격으로 대사관 건물 2곳에 지름 2m 크기의 구멍이 났으며 각기 다른 방향에서 날아온 미사일 3기에 맞아 6층짜리 건물 전체가 거의 완파됐다고 전했다.

세르비아 취재진과 관리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콘크리트 더미 속에서 비명이 들렸으며 구조대는 불길과 연기 속에서 탐조등 아래 구조작업을 벌였다.

중국정부는 8일 “야만적인 행위”라며 유엔안보리 소집을 요구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NATO의 대사관 폭격은 오폭 여부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주권국가의 영토나 마찬가지인 대사관을 폭격한 점에서 파장이 심각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이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란 점에서 G8가 합의한 평화안을 실현하는 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NATO는 러시아를 끌어들여 가까스로 마련한 평화안을 유엔안보리로 회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사관 피폭 소식이 전해진 직후 미 백악관과 국무부가 즉각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에 유감을 표명한 것도 이런 후유증을 우려해서다.

중국은 코소보 공습 개시부터 NATO 공습이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며 즉각 중단돼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유고의 입장을 대변해 왔다.

NATO는 7일 대규모 공습과정에서 중국대사관은 물론 병원과 시장 등 민간시설도 파괴해 국제적인 비난여론이 높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윤양섭기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