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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5공「영남大戰」불붙나…野『민심 흔들릴까 신경』

입력 | 1999-05-08 19:56:00


한나라당과 5공인사들 간의 영남 민심잡기 경쟁이 점점 불이 붙는 양상이다. 한나라당의 대구 경북(TK)출신 의원들은 물론 부산 경남(PK)출신 의원들도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 일행의 잇따른 영남권 순방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6일부터 PK지역을 방문하고 있는 전전대통령은 8일 측근들과 등산을 한 뒤 저녁에는 안상영(安相英)부산시장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다. 전전대통령은 9일에는 양산 천불사에서 열리는 국민화합대법회에 참석할 예정.

전전대통령은 자신의 지방나들이에 정치적 의미가 전혀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청중들을 향해 던지는 말은 예사롭지 않다. 특히 PK출신 의원들은 전전대통령이 지역감정 해소를 역설하면서 은근히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을 비판한 데 대해 5공세력의 정치재개를 측면지원하기 위한 발언으로 받아들이며 비난하고 있다.

부산출신 한 의원은 “전전대통령은 지역감정 해소를 말할 자격도 없는 사람이어서 무슨 얘기를 하고 다녀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남출신 한 의원은 “5공세력이 정치를 재개하면 서부경남지역과 50대 이상 유권자층에서는 일부 호응이 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이같은 우려는 PK보다 TK출신 의원들 사이에서 훨씬 강하게 나타난다. 대구출신 의원들이 3일 모임을 갖고 5공인사들의 정치재개 저지에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한데 이어 경북출신 의원들은 17일 경북 선산에서 대규모 골프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경북출신 한 의원은 “5공인사들의 움직임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이 아직은 냉담하지만 이들이 총선에 조직적으로 출마할 경우 민심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현 정권이 영남권 분열을 위해 5공세력의 정치재개를 직 간접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