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리외의 플루트 연주는 일필휘지(一筆揮之)로 그어대는 수묵화 같았다. 또 사물의 명암 윤곽만을 잽싼 솜씨로 잡아내는 목탄 스케치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즉흥적이랄까 암시적이랄까. 요즘 유행, 즉 꽉찬 소리를 사용해 각 음표의 뉘앙스를 세밀하게 살려내는 경향과 분명 달랐다.
8일 오후 7시반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열린 막상스 라리외―윤현임 플루트 연주회. 라리외는 랑팔 니콜레 등과 함께 프랑스 플루트계를 대표해온 대가이자 스위스 제네바 음대 교수다.
그는 이날 ‘플루트 두 대와 피아노를 위한 3중주’ 다섯곡,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2중주’ 두 곡 등 일곱 작품을 연주했다.
라리외의 개성은 첫곡 C P E 바흐의 3중주소나타 D장조에서부터 분명하게 느껴졌다. 둥글고 매끈한 소리를 선호하는 최근의 경향과 달리 목적(牧笛)을 연상시키듯 취구에서 흩어지는 숨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악기의 음량도 윤현임이 연주하는 부선율(部旋律)보다 확연히 작았다.
‘플루트 독주와 피아노를 위한 풀랑크의 소나타’에서 그의 특징은 더욱 분명히 드러났다. 핑거링(손가락 놀림)은 천의무봉(天衣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