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미국의 중앙은행) 의장의 이름을 딴 ‘그린스펀 이론’이 있다.
인플레도 없이 미국경기가 8년째 호황을 누리는 원인에 관한 것으로 미 MIT의 폴 크루그먼 교수가 제시했다. 핵심은 그린스펀 의장과 같은 탁월한 경제학자들이 경제정책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크루그먼은 “관료출신이 빠지기 쉬운 임시변통 위주의 정책보다 학문적인 기초가 튼튼한 학자출신이 내리는 결정이 더 낫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크루그먼은 특히 학자출신의 가장 큰 장점은 과거 경험에 얽매이지 않고 상황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를 좌우하는 로렌스 서머스 미 재무부부장관도 이론경제학자로 명성을 얻었던 인물이다. 스탠리 피셔 국제통화기금(IMF)부총재도 같은 경우다. 두 사람은 모두 시장경제 옹호론자로 골수 시장주의자인 크루그먼의 취향에 맞다는 공통점이 있다.
크루그먼의 가설은 ‘시장주의가 경제를 살렸다’는 이른바 ‘대처 이론’과 맥을 같이한다. 시장원리와 자유경쟁을 중시한 덕분에 장기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 대처 이론과 그린스펀 이론의 핵심이다. 미국의 경기가 좋다보니 설명도 무성한 셈이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