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자치경찰제 실시를 앞두고 수사권 독립을 추진하면서 검찰과 경찰이 한판 붙는 사태 직전까지 갔다. 청와대가 “당분간 논의하지 말라”고 개입해 표면적으로는 일단 가라앉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동아일보사는 10일 한솔PCS가입자 4백8명을 대상으로 전화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사권독립에 반대하는 의견이 약간 높았으나 검찰이 강력 반대하는 이유는 검찰의 ‘밥그릇 지키기’라는 양시양비론적 태도를 보였다.
‘경찰의 자질과 인권침해 소지 등을 고려하면 시기상조’라는 대답이 46.3%로 다소 높은 편이었다. ‘이중조사로 인한 행정력 낭비를 막고 국민 편의를 위해 경찰에 수사권을 줘야 한다’는 의견은 41.9%였다. ‘모르겠다’는 11.8%. 수사권독립에 반대하는 의견은 여성(27.8%) 보다는 남성(49.2%)이 훨씬 높았다.
‘검찰이 경찰의 수사권독립에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경찰이 독자적인 수사권을 행사하면 검찰의 권한이 크게 위축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65.4%로 압도적이었다.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엄정한 법집행을 위해서’라는 대답은 26.5%에 그쳤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