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스탠리 피셔 부총재가 “한국의 경우 IMF프로그램을 연장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언급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2001년부터 IMF관리체제에서 벗어날 것이 분명해졌다.
IMF체제의 졸업은 통상 IMF가 제공한 빚을 상환하는 시점을 의미하므로 ‘졸업’단계까지 가려면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은 IMF구제금융을 받으면서 IMF측에 97년12월부터 2000년 12월까지 3년간 금융 기업 정부부문에 관한 개혁프로그램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IMF는 분기별로 한국의 개혁실적을 평가하고 추가적 과제를 제시해 왔다.
이 과정에서 IMF는 한국정부의 재정 금융정책에도 관여, 한국의 경제주권을 제약해 왔다.
그러나 당초 스케줄대로 한국이 2000년말에 IMF 개혁프로그램을 완성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IMF협의도 없어지게 된다. 이는 한국이 경제주권을 완전히 되찾게 된다는 의미다.
피셔부총재의 이번 발언은 한국의 구조조정실적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함께 내년도 한국경제에 대한 낙관을 담고 있어 한국의 대외신인도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양천식(梁天植)재정경제부 국제금융심의관은 “올들어 IMF는 한국경제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계속 발표해왔다”며 “피셔부총재의 발언은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피셔부총재는 아시아의 IMF 지원국가들이 자기만족에 빠져 개혁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분명히 경고했다.
이는 한국이 최근의 경기회복과 성과에 자만, 개혁을 소홀히해선 안된다는 분명한 메시지로 해석된다.이에 따라 앞으로 진행되는 반기별협의에서 IMF는 기존 개혁프로그램의 이행에 대한 감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국장은 “피셔부총재가 한국 인도네시아 태국을 비교하면서 한국에 가장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안다”며 “한국에 대한 격려와 함께 경고를 동시에 담고 있다”고 말했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