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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증시]「정보」대신「공식」대로 투자한다

입력 | 1999-05-11 19:14:00


「18일 동안 KOSPI200선물주가지수를 전날기준으로 매일 평균해 이은 이동평균선이 상향중이라면 매주 월요일 오전 동시호가에 샀다가 오후에 팔아라.」

이런 공식대로 주가지수 선물에 투자해도 돈을 벌 수 있을까. 답은 ‘그렇다’. 매주 월요일 이런 방법으로 98년 한해동안 선물투자를 했다면 연 130%라는 믿어지지 않는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왔다. 일명 ‘월요투자법’인 이 기법에서 굳이 18일이라는 기간을 선택한 것은 다른 어느 기간보다 수익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이처럼 시중에 떠도는 정보 등에 좌우되지 않고 미리 정해둔 매매규칙을 사용해 일관성 있게 매매를 하는 것을 시스템 트레이딩(System Trading)이라고 한다. 정해진 규칙을 무조건 지킨다고 해서 ‘기계적 투자법’이라고도 한다.

제대로 된 규칙만 만들면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큰 돈을 벌 수 있어 ‘21세기의 연금술’로 각광받는 이런 투자법은 미국 등의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집중적으로 개발된 것. 최근 이런 기법을 따르는 투자자들이 국내에도 서서히 생겨나고 있다.

▼컴퓨터가 필요하다 ▼

시스템트레이딩법은 대부분 초단위로 이뤄지는 거래마다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컴퓨터가 필수적. 컴퓨터가 주가정보를 계산한 뒤 매매신호를 내놓으면 투자자는 그걸 따르기만 하면 된다. 좋은 매매규칙을 만들려면 증권시장의 생리를 잘 알면서 컴퓨터, 수학, 통계학 등에 밝아야 한다.

매매규칙 프로그램을 편리하게 입력시키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와 주가정보가 필요한데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미국 오메가 리서치사의 ‘트레이드 스테이션’. 주가정보는 시장에서 발생하는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야 한다.

시스템 트레이딩 소프트웨어는 보통 실시간 주가자료와 함께 판매한다. 트레이드 스테이션의 경우 실시간 주가정보를 월 1백20만원씩 내고 받아보며 소프트웨어값은 별도로 내지 않는다. 제일선물 등 국내 판매 대행사에서 판매된 소프트웨어는 모두 50여 카피 정도.

▼국내 시스템 트레이더 ▼

시스템 트레이딩은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도 일부 실험적으로 운용할 뿐 아직 널리 채택되지는 않았다.

대신증권 목포지점의 장기철(張氣哲)부장이 가장 잘 알려진 인물. 그는 틱(거래체결수) 차트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0개의 틱으로 만들어지는 봉 차트를 이용해 그래프의 등락에서 매매신호를 끌어낸다는 것.

또 현대증권 선물옵션팀 김지민(金智敏)부장이 이끄는 시스템트레이딩팀인 ‘터틀팀’이 있다. 이 팀은 지난해 6개월 동안 260%의 수익률을 달성하기도 했다.

팍스캐피탈(www.paxcapital.com)의 박창기(朴昌起·필명 김세진)사장은 현재 인터넷을 통해 시스템 트레이딩에 대한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박사장은 “현재 시스템 트레이딩용으로 가공된 정보는 주가지수 선물에 관한 것밖에 없어 선물투자 정보만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팍스캐피탈 사이트에서는 온라인 채팅을 통해 주가지수선물에 매매신호를 내보내고 있으며 이 신호에 따라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도 수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