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 통신에 필요한 교환기를 생산하는 ㈜미디어링크.
97년초 창업자금 5천만원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불과 2년만에 자본금 20억원, 올 예상매출 1백50억원의 중견벤처기업으로 성장했다.성장의 비결은 이 회사 하정률(河正律·36)사장의 탄탄한 조직관리와 상품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그를 밀어준 정부의 지원자금.
벤처캐피탈에서 근무중 국내에 통신교환기 생산업체가 거의 없다는 사실에 착안한 하사장은 곧바로 기술 영업 등 각 분야의 실력자 6명을 끌어모아 철저한 분업체제로 사업을 시작했다. 투자자들에게 사업성을 인정받으려면 조직을 탄탄하게 하는 일이 시급했기 때문.
하사장 본인은 벤처자금을 샅샅이 뒤지며 자금조달을 맡았고 기술팀과 구매팀은 싼 부품을 구입해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일을 맡았다. 영업팀은 상품트렌드나 시장특성을 분석, 시장에 맞는 제품을 찾아냈다.
이 회사는 이같은 조직력으로 사업성을 높이 평가받아 97년6월 정부로부터 1억2천만원이란 거금을 무이자무담보로 지원받았다. 실적이 전혀 없는 단계에서 사업계획만으로 지원대상에 선정되자 벤처캐피탈과 기관투자가들도 적극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를 토대로 14개월동안 8개 모델을 개발하는 등 상품개발에 전력한 결과 본격적인 상품화에 성공했다.
㈜미디어링크 처럼 산업자원부의 신기술창업보육사업(TBI) 지원을 받고 있는 ‘벤처새싹’들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창업인큐베이터’에서 기반을 다진 벤처기업들이 속속 ‘바깥세상’으로 나오고 있으며 이미 백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업체도 적지 않다.서울 구로동 산업기술평가연구소내 창업보육센터는 TBI 지원을 받는 창업초기 벤처기업들이 주로 사용하는 건물. 관리비를 포함한 월 임대료가 평당 1만원에 불과하다.
심야전력을 이용한 빙축열시스템을 설계, 시공하는 ㈜이앤이시스템(대표 유제인·柳濟仁·46)은 이 건물에서 자라 창업 2년만에 정부 지원 창업보육센터 ‘졸업’을 눈앞에 둔 업체. 사무실 임대에만 1억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했던 이 회사에게 사무실 제공은 그야말로 ‘가뭄에 단비’같은 지원이었다.
임대비용에 들어갈 돈을 모두 상품개발에 쏟은 덕분에 가격과 품질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 작년 매출 7억2천만원에 불과하던 이 회사는 올해에는 4개월만에 매출이 16억원을 넘어섰으며 연말까지는 4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당초 계획보다 1년가량 앞당겨 올가을 일반사무실로 이전하고 현재 사무실은 다른 벤처기업에게 물려줄 계획이다.
창업보육센터 건물에 입주해 있거나 TBI 자금을 지원받는 73개업체는 연간 평균 3.3배의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중 20여개 업체는 3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중이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