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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홍순철PD 『세계분쟁현장 생생하게 담겠다』

입력 | 1999-05-11 19:14:00


『CNN처럼 생생하게 전쟁상황을 생중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뒤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사람들은 금방 잊지만 그곳에 사는 이들의 삶은 계속되고 있죠.』

SBS 홍순철PD(44). 이달말 유고의 코소보로 떠나는 ‘종군PD’로서의 ‘출사표’다.

SBS는 6월말부터 아침교양프로 ‘출발 모닝와이드’(오전6·00)를 통해 ‘홍순철프로듀서의 종군리포트, 1999―전쟁과 평화’를 50여회에 걸쳐 방영한다. 연말에는 2부작 다큐 ‘1백80일간의 종군기록―분쟁의 현장을 가다’가 특집으로 편성될 예정.

SBS ‘그것이 알고 싶다’‘송지나의 취재파일’‘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등을 연출한 중견PD인 그는 코소보 외에도 동티모르와 카슈미르 르완다 이라크 등 전 세계의 분쟁지역을 찾아 6㎜카메라로 ‘종군일기’를 쓰게 된다. KBS1 ‘세계는 지금’의 몇몇 PD가 분쟁지역을 다큐로 제작했지만 장기기획으로 취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쟁의 현장에서 인간의 극명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통 속에 꽃피는 사랑, 본능과 이성의 충돌…. 전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러가지 모습을 냉정하게 다큐멘터리로 담을 계획입니다.”

‘종군PD’를 자청한 그가 소중하게 여기는 경험이 있다.

97년6월 7부작 다큐 ‘몽골리안 루트를 가다’를 위해 멕시코 농민반군이 활동하던 치아파스를 취재할 때의 일이다. 멕시코측의 거듭된 만류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이 농민반군의 근거지로 들어가려고 하자 한 관리는 “그렇게 원한다면 들어가라. 살아서 나오길 바란다”며 돌아섰다. 반군사령관을 인터뷰하고 돌아오는 길에 어느 쪽으로부터의 공격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절벽에서 굴러떨어지는 호박 크기의 돌세례를 받기도 했다.

“만약 돌 때문에 차가 섰다면…. 지금 생각해도 끔찍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목숨을 걸고 나선다는 각오는 변함없습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