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종목별 주가차별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유동성장세가 실적장세로 이동하는 중간단계에는 특정 재료를 중심으로 뭉치는 종목군이 어김없이 나타나는게 특징. 이른바 ‘테마(재료)주’의 등장이다. 지수 등락보다는 상승요인을 충분히 담고있는 테마주를 집중공략하는게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포인트. 테마주 집중분석 코너를 연재한다.》
최근의 조정국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액면분할주가 기세좋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액면분할설’ 하나 만으로도 주가가 오를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분위기다. 작년에 이어 올해 더욱 확고한 테마주를 형성하고 있는 액면분할주를 집중분석한다.
▼액면분할이란?▼
현행 주식의 액면가격 5천원을 잘게 쪼개는 것. 개정상법은 주총의결만 거치면 주식액면가를 1백원 2백원 5백원 1천원 2천5백원 5천원 중에서 자유롭게 정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가주가 액면분할을 하면 주식수가 늘어나 주식을 사고 팔기가 쉬워진다. 예컨대 액면가가 5천원인 10만원짜리 주식이 액면가를 5백원으로 낮추면 유통주식수는 10배로 늘어나고 주가도 1만원으로 떨어진다. ‘주가가 싼 것처럼’ 보이니까 저가주를 선호하는 일반인들의 주요 매집대상이 된다. 그래서 액면분할을 한 기업은 대부분 주가가 많이 올랐다.
▼액면분할 재료 찾기▼
한일증권에 따르면 액면분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대개 5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주가가 4만∼5만원 이상으로 높고 △자본금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거래량이 경쟁사와 비교해 두드러지게 적고 △외국인들의 액면분할 압력이 있으며 △기업가치가 우량하다고 소문난 기업이어야 한다는 것.
액면분할주 대부분은 기본적으로 재무구조가 우수한데다 올해 경기호전으로 영업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실적호전주 범주에 들어간다.
▼액면분할주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
기업가치나 수익성에 전혀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액면분할 종목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유동성이 풍부해졌다는 점(주식수가 증가했다는 점)때문. 기관투자자들은 매도할 때를 대비해 상장주식수가 많은 종목을 주로 편입한다. 재무구조가 건실하고 영업실적이 좋은 주식이라고 하더라도 유통주식수가 적으면 사고 싶어도 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액면분할로 이런 걱정을 덜게 됐다는 것.
개인들도 액면분할이 되면 ‘주가가 싸졌다’는 착각(실제로는 주가에 변동이 없음)에 빠져 별 망설임없이 투자하게 된다.
최근 주식시장 분위기도 액면분할주에 우호적. 연초부터 상승세를 주도해오던 블루칩(우량대형주)이 주도주로서의 한계에 부딪치면서 대체투자수단으로 액면분할주가 급부상하고있는 것.
▼투자포인트▼
대신경제연구소는 “기업가치의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액면분할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다분히 심리적인 측면이 강하다”며 “유행을 타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액면분할이 요즘 ‘유행에 편승하는 재료’이지만 시장여건이 달라지면 그 영향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예컨대 증자가 약세시장에서는 해당 기업에 악재이지만 강세시장에서는 호재로 작용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액면분할 주식의 대체적인 공통점은 △액면분할 공시후 1차시세가 나고 △액면분할 실시(주권 변경상장)후 2차 시세가 형성된다는 점이다.
다만 액면분할 실시후 꽤 큰 폭의 조정(주가하락)이 수반되는데,이것은 발표전에 주가가 꾸준히 오르다가 ‘재료가 노출’된데 따른 반작용으로 볼 수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액면분할 공시가 나오자마자 주식을 매입해 상장 직후에 매도하는게 초과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포인트”라면서 “그러나 오를만큼 오른 종목도 있기 때문에 종목선택에 신중을 기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예컨대 액면분할주이면서 시장주도주 또는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종목을 집중 공략하는게 유리하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