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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즈 플라자]스티븐 코비박사 내한강연

입력 | 1999-05-13 19:34:00


“벽에 사다리가 걸쳐져 있다. 무조건 ‘빨리’ 올라가는 것이 좋다고 여기는 리더가 있다. 그런가 하면 벽이 튼튼한지, 사다리가 제대로 걸쳐졌는지 확인부터 하겠다는 리더도 있다. 당신은 어떤 리더인가.”

저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으로 유명한 세계적 경영 컨설턴트 스티븐 코비박사는 13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가진 강연회에서 “성공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부하직원에 앞서 솔선수범해야 하며 올바른 판단으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직을 성공시키는 리더의 4가지 역할’을 주제로 한 이날 강연에서 코비박사는 새 이론인 ‘나침반 이론’을 소개했다.

▽각자의 ‘나침반’을 만들어라〓코비박사는 “나침반의 바늘끝이 항상 가리키는 북쪽 지점이 경영자에게는 경영의 목표에 해당한다”고 설명. 절대불변의 목표를 반드시 세워야 한다는 것.

목표를 세운 뒤 리더가 맨 먼저 할 일은 ‘모델링(Modeling)’. 코비박사는 모델링을 “출항에 앞서 준비를 하는 단계”라고 풀이했다. 이 단계에서는 리더가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 그는 “조직원들에게 뭔가를 요구하기 전에 ‘북쪽’으로 가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번째 단계는 ‘길찾기(Pathfinding)’. 이 단계에선 고객과 조직원의 요구사항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코비박사는 조언.

다음은 ‘한방향 정렬(Aligning)’. 길을 찾은 뒤 ‘방향키’를 돌리는 단계다.

마지막은 ‘권한 부여하기(Empowering)’. 조직원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단계다. 코비박사는 “리더가 모델링 단계에서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이고 부하직원에게 재량권을 많이 주면 잠재력은 저절로 실현된다”고 설명했다.

▽리더의 최고 덕목은 ‘신뢰’〓코비박사는 “3천5백개 기업체를 조사한 결과 경영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첫손에 꼽혔다”고 밝혔다. 그 다음으로는 △상하 의사소통 단절 △사내 정치에 흔들리는 경영진 등이 꼽혔다고.

‘성공적인 리더’를 묻는 또 다른 조사에서는 △성실성 △약속이행 △적극적 커뮤니케이션 △명확한 비전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코비박사는 “조직의 질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뢰”라며 “신뢰가 쌓이면 커뮤니케이션은 저절로 된다”고 강조.

▽‘중요한 일’과 ‘급한 일’을 구별하라〓코비박사는 “중요하지는 않지만 급하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쏟아붓는 리더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 조사 결과 성공한 기업들은 ‘급하진 않지만 중요한 일’에 시간의 65∼80%를 할애하지만 다른 기업들은 15%에도 못 미쳤다고.

이밖에도 △불필요한 간섭 △불필요한 통화 △불필요한 보고서 작성 요구 등이 실패한 리더들의 공통점이라고.

▽남아공 의류업체 리더의 성공경영 사례〓코비박사는 남아공에서 의류업체를 경영하는 리더의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콜린 홀 회장은 새 매장을 열기 전 매장 앞에 진을 치고 있는 노점상들 때문에 고민했다.

그는 철거를 요구할지 고민하다 결국 ‘윈윈(Win―Win)’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노점상에게 매장 앞 보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는 대신 청소도구를 지급하고 깨끗이 써달라고 당부한 것.

철거를 우려하던 노점상들은 이 조치를 환영했고 그 매장의 선전원이 됐다. 손님들에게 홀의 가게를 소개하는가 하면 소매치기를 감시하는 역할까지 맡았다.

홀회장은 결과가 성공적으로 나타나자 “그들의 단골손님이 우리 손님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들을 쫓는 것은 우리 손님을 쫓아버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