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대회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인대회를 둘러싼 부작용을 꼬집으려는 것입니다.”
페미니스트 잡지 ‘이프(if)’의 편집위원 김신명숙씨(39). 소설 ‘미스코리아대회를 폭파하라!’(도서출판 이프·7,800원)를 펴냈다.
미인대회 전개과정을 그리며 외모제일주의와 여성을 인격체가 아닌 성적 대상으로만 여기는 남성의 시각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풍자를 담았다.
그는 ‘안티 미스코리아 페스티벌’에서 심사위원격인 ‘폭파위원’직도 맡았다. 15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충정로1가 문화일보홀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기존의 미인대회에 반발하는 모임. 노래부르기 연설 등을 통해 참가자들이 외모가 아닌 자신의 개성과 생각을 펼치며 신나게 노는 놀이마당이다. ‘이프’가 여성운동의 하나로 이 책의 출간과 함께 마련했다.
“이번 책과 행사에서는 획일화된 서구적 미인기준을 적용한 기존 미인대회에 대한 반발을 담았습니다. ‘폭파’라는 표현은 기존의 잘못된 시각과 의식을 없애버리자는 뜻이고요.”
‘미스코리아대회를 폭파하라!’는 여성운동가들이 미인대회 참가자를 의식화시켜 폭탄선언을 하게 하는 내용. 미인대회 입상자와 하룻밤 즐기려는 남성들의 음모를 파헤쳐 참가자에게 폭로한다. 이같은 음모를 못견딘 참가자는 시상식장에서 ‘나는 놀이감이 아니야’라고 소리 지르며 행사장을 엉망으로 만든다는 줄거리.
“재미있고 유쾌하고 신나도록 가볍게 썼습니다. 무거운 느낌을 피하고 독자들과 쉽게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당하기만 하는 수동적인 여자의 모습이 아니라 공격적인 모습을 그리려 했죠.”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