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주민들이 분당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분당이 개발 10년째를 맞았지만 아직 베드타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스스로의 인식에 따른 것이다.
15일 오후7시 분당구 구미동 무지개마을 앞 탄천변 공원.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주민 1천5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제1회 구미동 마을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사물놀이패의 길놀이를 비롯해 국악과 클래식 연주,학생들의 노래와 댄스경연 등 다채롭고 흥겨운 무대가 이어졌다.
이 축제는 관청이나 이익단체에서 주관한 것이 아니라 구미동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해 개최한 것. 성남시는 매번 축제 때마다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무대 및 조명 설치비용 9백여만원을 지원했을 뿐이다.
마을축제를 처음 고안한 사람들은 국악인 장계석(張桂石·42)씨와 사범대 출신 인사들의 모임인 ‘여울청소년마을’ 회원들. 주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계기가 필요하다는 서로의 뜻이 맞아 떨어져 지난달 장씨를 위원장으로 한 축제준비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축제계획이 전해지자 아파트부녀회 등 주민들이 적극 참여하겠다며 자원봉사를 자청했고 행사 진행비용 2백여만원도 금방 모았다. 또 분당지역 예술인들도 축제준비위의 공연 협조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축제를 기획한 손인배(孫仁培·31)씨는 “주민들의 호응이 예상외로 뜨거워 놀랐다”며 “서로가 ‘훈훈한 이웃’이 되고 싶어하는 주민들의 잠재적 욕구가 분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구미동 축제준비위원회는 내달 12일 또 축제를 여는 등 앞으로 매달 축제를 열 계획으로 있다. 특히 초중고 학생들이 학교 등에서 배운 특기를 발휘할 수 있는 무대를 중점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축제준비위원장인 장씨는 “축제를 통해 구미동을 이웃애가 넘치는 제2의 고향처럼 만들어 나가겠다”며 “분당 일대에 주민의 자발적인 축제 문화가 퍼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분당의 발전을 위해 지식인 등 각계 전문가들도 뭉쳤다. 분당에 거주하는 교수 변호사 회계사 의사 등 4백여명으로 구성된 ‘21세기 분당포럼’은 14일 창립대회를 가진데 이어 앞으로 매달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성남〓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