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돌연사(突然死). 대부분 많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97년 국내 여성의 사망원인을 살펴보자. 1위는 심장병 뇌졸중 등 돌연사를 유발하는 ‘순환기 질환’. 많은 여성들이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한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 스스로도 순환기 질환보다는 유방암이나 자궁암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출산과 수유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CNN인터넷방송은 최근 “미국 여성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1%는 여성 사망원인 1위를 유방암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며 “두 명 중 한 명이 심장질환을 앓고 있거나 이로 인해 죽으면서도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남성만의 병’ 아니다 ▼
돌연사는 대부분 심장근육 혈관인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원인. 때로는 선천적으로 심장근육이 두터운 ‘심근비대증’이나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성 부정맥(不整脈·맥박이 고르지 않은 질환)’ 등으로도 생긴다.
이제까지 심장질환은 남성의 병으로 인식돼왔다. 가임기때에는 여성 호르몬이 혈관벽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것을 예방하기 때문. 그러나 폐경을 전후한 시기에는 △여성 호르몬이 점차 감소하고 △몸무게가 증가하며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점차 변화하면서 발병률이 남성만큼이나 높아진다는 것.
▼주요 전조(前兆)증상이 다르다▼
가슴이 몹시 아픈 증상을 보이는 남성과는 달리 여성은 △코끼리가 가슴 위에 앉아 있는 것처럼 답답하고 △기분이 몹시 우울해진다는 것. 또 △식은 땀이 흐르며 △가슴의 통증이 목과 왼쪽 어깨로 옮겨가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예방법 ▼
울산대의대 서울중앙병원 심장내과 박승정교수는 “혈관의 벽이 좁아지는 것은 ‘노화의 일부’이므로 이를 완전히 예방하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비만해지지 않도록 꾸준히 운동하고 식습관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발병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 다음은 돌연사를 예방하는 생활수칙.
△45세 이후에는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1년에 한 번 이상 측정해 관리한다.
△폐경기 이후에는 여성호르몬대체요법을 받으면 도움이 된다.
△참치 정어리 고등어 등 등푸른 생선과 콩, 그리고 섬유질이 많은 귀리 보리 사과 옥수수 등을 먹는다.
△금연한다.
△여성 당뇨병환자는 남성에 비해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이 2,3배 높으므로 각별히 주의한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