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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尼 총선 「야당 연대」돌풍…주요3당 연합체 결성

입력 | 1999-05-19 07:25:00


인도네시아의 주요 3개 야당은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정치적 방패 역할을 해온 골카르당이 6월7일 총선과 11월 대통령선거에서 재집권하는 것을 막기 위해 18일 개혁연합전선을 결성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로써 인도네시아에서도 수하르토 집권 이후 32년만에 정권교체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민주투쟁당 대통령 후보, 아미엔 라이스 국민수권당 대통령 후보, 압두라만 구스 두르 바히드 민족각성당 당수 등은 이날 5개항의 공동성명을 통해 개혁연합전선 결성사실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최우선 개혁 대상인 ‘수하르토 체제’의 변화를 원하지 않는 반개혁 세력들이 현상유지를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우리는 개혁을 지속하고 반개혁 세력들을 막기 위해 연합한다”고 밝혔다.

야당의 연합전선 구축에 따라 6월 총선과 11월 대선에서 재집권을 노리는 골카르당과 하비비 대통령은 큰 타격을 받게 됐으며 수카르노 초대 대통령의 딸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려온 수카르노푸트리가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됐다.

국민 지지도에서 골카르당은 20%를 밑돌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민주투쟁당과 국민수권당이 각각 30∼35%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하비비는 개인지지율이 7%대에 불과하다.

만약 6월 총선에서 민주투쟁당이 40% 가까이 득표하고 다른 야당과 연합하면 의회에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면서 수카르노푸트리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킬 수 있게 된다.

3개 야당의 연합전선 결성이 하비비 진영에 심각한 타격을 준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하비비의 골카르당이 30∼35%의 의석을 차지하면 군부와 일부 군소 무슬림정당과의 제휴로 대통령을 배출할 수도 있다.

하비비와 골카르당의 인기가 바닥이지만 오랜 집권에서 오는 유형 무형의 이점을 살릴 것이므로 그만큼의 의석을 얻을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게다가 폭동과 유혈충돌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온전한 선거운동이 가능할 것인지, 공정선거가 치러질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