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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사 서울대생]부모 절규『도대체 지성인이…』

입력 | 1999-05-19 19:39:00


아들의 급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듣고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병원 영안실에 도착한 신군과 강군의 부모는 아들의 죽음이 믿어지지 않는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19일 오전 4시경 아들의 사망소식을 듣고 광주에서 비행기로 상경한 신군의 아버지 신일호(申逸浩·53·전남 고흥군 점암면)씨와 어머니 백갑임(白甲任·45)씨는 도착하자마자 “하나밖에 없는 멀쩡하던 아들이 죽다니 믿을 수 없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95년에 위암판정을 받아 힘겹게 목숨을 이어가고 있던 신씨는 “내가 병을 앓고 있는 동안에 왕수가 서울대에 합격해 그 기쁨으로 살아왔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혼절했던 어머니 백씨는 정신이 든 뒤에도 외아들의 죽음이 믿어지지 않는듯 “내 아들아, 내 아들 어딨니…”라며 애타게 찾아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백씨는 “왕수는 한번도 부모 속을 썩인 적이 없었던 착한 아이였다”며 “지난 어버이날에도 예쁜 핸드백과 꽃을 가지고 직접 고향에 내려왔는데…”라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오열을 거듭했다.

강군의 어머니 이순임(李順任·43·경기 성남시 중원구)씨도 빈소에서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혼절을 거듭했다.

강군이 초등학교 5학년시절 남편과 이혼한 뒤 봉제공장에서 일을 하며 어렵게 뒷바라지를 해온 이씨는 “오직 아들하나만 믿고 살았는데 나는 이제 어떡하란 말이냐”며 몸을 가누지 못했다.

이씨는 강군이 대학에 합격한 뒤 “자식 키우느라고 고생하신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서 열심히 공부했어요. 제가 서울대 합격하니까 기쁘시죠”라고 어머니를 위로했던 사실을 소개해 주위 사람들의 눈시울을 붉게 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강군과 신군의 친척들은 “지성인들이라는 대학생들이 이런 어처구니없는 장난을 전통이라는 이유로 되풀이 하는게 말이나 됩니까”라며 “대학생들의 이런 잘못된 문화는 정말 없어져야 합니다”고 한탄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