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제작된 현존 최고(最古)의 우리나라 극영화 ‘심청전’이 62년만에 러시아로부터 돌아왔다.
한국영상자료원(이사장 정홍택·鄭鴻澤)은 ‘심청전’을 포함한 우리 극영화 4편을 러시아 국립영상자료원에서 입수해 복원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필름은 46년 제작된 ‘자유만세’(감독 최인규)였으며 일제강점기에 나온 우리 극영화의 원본은 국내에 한편도 남아있지 않았다.
안석영(安夕影)감독이 제작해 당시 대표적 여배우인 김소영(金素英) 석금성(石金星) 등이 출연한 이 영화는 97년 말 동아일보 취재진이 모스크바 근교 러시아국립영화보관소에서 찾아냈다(본보 97년12월26일자 보도).
우리말 대사에 일본어 자막, 애조 띤 판소리와 황해도 사투리, 소품용 가재도구 및 의상 등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한국영화사 태동기 연구와 일제후기 생활상 연구에 큰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에 찾아낸 ‘심청전’은 12분 분량으로 심청이 팔려가기 전날 밤 괴로워하는 장면과 뺑덕어멈이 심봉사를 유혹하는 장면이다.〈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