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는 ‘99 동아 LG 국제만화페스티벌’ 공모전수상작과 본선진출작 31편, 해외초대작 6편이 독자들에게 공개된다. 27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상영관.
공모전 대상수상작은 영국작가 존 코테스가 곰과 소녀의 우정을 그린 ‘더 베어(The Bear)’. 이밖에도 뛰어난 상상력,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 적지 않다. 놓치기 아까운 작품을 소개하면….
★클락(Clock)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재미교포 아론 림이 만들었다.
자명종이 울리면 잠들어 있던 사람이 깨어난다. 그는 지친 표정으로 의자위에 앉는다. 잠시후 정면의 문이 열리면서 의자가 사람을 싣고 밖으로 튀어나갔다 들어온다. 의자위에 앉은 사내는 의자위에 앉아 밖으로 튀어나갈 때마다 “꽥 꽥”비명같은 소리를 지른다.
그가 소리를 지르는 자리 밑에는 새들이 있다. 새들은 술을 마시기도 하고 담소를 나누기도 한다. 새들은 사람이 지르는 비명의 숫자로 시간을 헤아린다. ‘뻐꾸기 시계’역할을 사람이 하는 것이다. 뻐꾸기와 사람의 역할이 뒤바뀐 셈. 작가는 인간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는 생각을 비웃는다. 인간이 동물의 도구로 전락한 상황을 상상했다.
★블링키
해외 초대작. 호주 애니메이션 감독 요람 그로스의 92년 작품. 불법 벌목업자들이 나무를 함부로 베어 숲이 황폐해진다. 코알라 블링키는 가족과 친구들을 잃고 방황한다.
그러다 블링키는 다른 동물 친구들과 함께 힘을 합쳐 제재소 기계들을 망가뜨리고 불법 벌목업자들을 내쫓는다. 환경문제를 일깨우는 작품. 귀여운 캐릭터와 교육적인 내용으로 호주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코
해외 초대작. 프랑스 애니메이션 작가 마크 퍼핏 등 3명이 공동 연출했다. 99년작.
북극에 사는 에스키모 어린이 이코는 동생과 함께 강아지를 데리고 세계 여행을 떠난다. 각 지역의 고유한 색을 찾아보는 것. 중국의 검정색, 브라질의 오렌지색, 캐나다의 금색 등을 찾는다. 각 지역의 특징을 색으로 표현한 점이 눈에 띈다. 애니메이션만이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운 색상이 영상을 수놓는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