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중증 장애인이 소외된 장애인 등을 위해 매월 소책자를 발간하고 PC통신에 ‘장애인동아리방’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
김송삼(金松三·37·광주 서구 금호동)씨는 의상디자이너로 일하다 89년 교통사고로 척추를 크게 다쳐 팔과 다리가 마비된 1급 경추장애인.
그는 사고 이후 4년반 동안 투병생활을 했으나 더 이상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고 퇴원, 한동안 좌절감 속에 살았다.
그러다 우연히 TV에서 장애인이 컴퓨터를 다루는 장면을 보고 컴퓨터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양손의 손가락이 모두 마비된 그는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 특수장갑에 막대기를 꽂아 키보드를 두드리고 손등으로 마우스를 누르며 컴퓨터를 익혔다. 그로 부터 2년뒤 그는 마침내 PC통신에 ‘입문’했다.
PC통신에 자신의 투병기를 띄운게 계기가 돼 네티즌으로부터 격려의 글을 받게 된 그는 이를 모아뒀다가 97년 12월 ‘사닥다리’라는 제목의 소책자를 펴냈다. 그후 자신과 네티즌의 글, 재소자의 편지 등을 담아 매달 책자를 발간해 현재 39호까지 나왔다.
그는 20여쪽 분량의 이 책자를 2천5백부 정도 발간해 전국의 장애인단체와 병원 군부대 교도소 등에 무료로 우송하고 있다. 80여만원인 월 발행비용은 독지가들이 보내주는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에는 PC통신 하이텔에 장애인을 위한 동아리방도 개설했다.동아리방 이름은 ‘GO SG917’. 현재 회원은 3백50여명. 김씨는 “이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13평 아파트에서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다. 062―376―0352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