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팀은 인선과정과 배경, 컬러 등 여러 면에서 과거 개각때와는 다른 몇 가지 특징을 보여준다. 우선 가장 두드러진 점은 강봉균(康奉均)청와대경제수석 진념(陳稔)기획예산위원장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 정덕구(鄭德龜)재정경제부차관 등 오랫동안 경제부처에 몸을 담았던 정통 경제관료출신들의 전면 배치.
경제개혁 2년차를 맞아 △구조조정의 완성과 후속 경제개혁 추진 △경제정책의 일관성 유지 및 안정화 △고용불안 해소를 비롯한 사회동요 방지 등을 위해 이들의 전문성과 풍부한 행정경험을 두루 고려했다는 풀이다. 특히 이들은 모두가 현 정부 출범 이후 경제개혁 추진과정에서 나름대로 능력을 평가받고 개혁추진에 기여한 점도 감안됐다는 게 중평.
이중 정덕구차관 등 차관급의 발탁은 출신부처인 재경부 등의 1,2급 간부들의 연쇄 승진 인사로 연결되어 관료조직에 사기를 불어넣는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새 경제팀의 면면을 보면 강수석의 경우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탁월한 기획능력과 추진력으로 경제개혁 과정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핵심 경제부처의 전면에 포진했다는 평가. 강수석은 23일 저녁 자택에서 본보기자와 만나 몹시 밝은 표정으로 “변화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는데 본인이 재경부장관을 강력 희망했다는 뒷얘기.
진념위원장은 탁월한 실무감각과 무리하게 튀지 않고 타부처와의 조화를 중시하는 스타일이 고려되어 일찌감치 핵심 경제각료로 내정됐다는 평. 건설교통부장관은 이건춘(李建春)국세청장과 홍철(洪哲)국토연구원장 등 건교부출신 관료 3,4명이 치열하게 경합하다 이청장으로 낙점.
이청장의 후임으론 안정남(安正男)현국세청차장이 승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튼 새 경제팀의 면면을 놓고 보면 앞으로 경제정책 방향은 현재의 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경제안정화에 주력할 것으로 관가에선 관측.
한편 인선 명단 발표 하루 전인 23일 당사자들은 등산을 가거나 골프를 치는 등 철저하게 연막을 피우다 오후가 되자 사람들을 피해 아예 ‘잠수’해버려 기자들과 밤이 새도록 숨바꼭질을 거듭했다.
진념위원장은 모친 묘소를 다녀온 뒤 집에 있으면서도 외부와 접촉을 피하다가 이날밤 기자에게 덤덤한 표정으로 “재경부는 아니다”며 유임을 강력 시사하기도.
이헌재위원장은 이날 오전 골프를 치고 오후 7시경 귀가했으나 가판신문이 배달되기 직전에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러 외출한 뒤 연락이 두절.
〈반병희·임규진·송평인기자〉bbhe4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