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무기와 미사일기술에 대한 중국의 조직적이고 치밀한 첩보활동을 조사한 이른바 ‘콕스보고서’가 26일 공개된다.
지난해 5월 하원의 크리스토퍼 콕스 의원을 위원장으로 민주 공화 양당의원 9명으로 구성된 ‘콕스위원회’는 그동안 비밀로 분류된 이 보고서를 공개하기 위해 노력한 끝에 마침내 행정부로부터 공개허가를 얻었다.
콕스위원회는 미 핵무기기술의 본산인 로스 앨러모스 연구소에서 일하던 대만계 미국인 리원허(李文和)박사가 중국에 핵탄두 소형화기술을 건네줬다는 의혹을 밝혀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뉴욕타임스지는 24일 ‘보고서가 중국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정도로 외교정책의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보고서는 ‘중국이 70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핵탄두와 미사일 정보를 빼내기 위해 미국내 중국인 과학자들을 이용, 스파이활동을 벌여왔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중국이 미국의 핵탄두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세대의 핵무기를수년내에배치해아시아에서 힘의균형을바꿔놓게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콕스위원회는 당초 중국에 대한 상업용 위성 수출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중요한 비밀들을 중국에 이전하는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의혹에서 출발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10월 중앙정보국(CIA)의 비밀파일에서 핵기술 유출사건기록을 찾아내면서 중국의 첩보활동에 대한 조사로 성격을 전환했다. 기록에는 CIA가 중국에 심어놓은 정보원이 미국의 핵기술을 원용한 중국의 핵무기와 미사일에 관한 자료를 보내온 것으로 나타나 미국의 역공작도 드러났다.
위원회는 핵기술 유출의 장본인으로 리박사를 지목하고 있지만 그의 간첩행위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결정적인 물증을 찾아내지는 못해 기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이와 관련해 법무부가 97년 리박사에 대한 도청허가와 압수수색을 두차례나 거부하는 바람에 물증을 찾아낼 기회를 놓쳤다고 불평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중국은 미 해군의 이지스전투시스템도 입수하려 했었다고 유에스뉴스앤드 월드리포트지가 22일자 최신호에서 보도했다. 이 잡지는 콕스보고서에 이같은 내용이 담겨있다면서 중국이 이 기술을 입수하는데 성공했는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이지스시스템의 컴퓨터는 1백척 이상의 적군 선박과 항공기 및 잠수함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