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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실 개탄」교사 학교서 자살

입력 | 1999-05-25 06:53:00


중학교 교사가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4일 오전 5시50분경 부산 남구 M여중에서 이 학교 전모교사(44)가 운동장 농구대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 방모씨(67)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전교사의 주머니에서 ‘존경하옵는 대통령각하’와 ‘1학년1반 학생들에게’라는 제목의 유서가 발견됐다.

전교사는 대통령에게 보낸 유서에서 “정부는 시장경쟁 위주의 교육정책으로 나이든 교사 1명을 내보내면 2,3명의 젊은 교사를 쓸 수 있다며 정년을 단축했으나 교원수급은 계획대로 이뤄지는가”라고 항변했다.

그는 이어 “교사들을 무능하고 비리의 온상인 양 내몰고 있는 실정에서 학생들이 선생을 고발하고 심지어 구타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는또 “봉급동결과 상여금 반납에 이은 체력단련비 삭감에도 교직은 천직이라며 참을 것을 강요해 분통이 터진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교사들에게 “비록 힘들더라도 잘못된 제도에 용기를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전교사는 자신이 담임을 맡은 학생들에게 보낸 유서에서 “세상이 아무리 힘들고 슬프더라도 함께 웃으면서 살아달라”고 당부했다.

전교사는 전남대 사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하고 전남 나주에서 80년 교사생활을 시작, 95년 전교조에 가입했으며 97년 3월부터 M여중에서 근무해 왔다.

〈부산〓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