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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펀드」기반 흔들…코스닥시장 또 위축

입력 | 1999-05-25 18:39:00


9월1일부터 코스닥(주식장외시장)펀드 가입자에 대한 공모주청약 우선권이 없어지게 돼 태동단계에 있는 코스닥펀드의 존립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또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 코스닥이 다시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25일 증권 투신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의 인가를 받아 판매중인 코스닥 전용펀드는 현재 6개.

대한투신의 ‘윈윈코리아 코스닥’을 비롯해 ‘파워코리아 코스닥’(한국투신) ‘바이코리아 코스닥’(현대) ‘장외홈런주식’(중앙) ‘한화 코스닥주식’(한화) ‘베스트 코스닥’(조흥) 등이다.

금감원이 21일 코스닥 공모주청약 배정비율을 조정하면서 ‘펀드 가입자에 대한 우선권을 8월31일까지만 인정한다’고 발표하자 코스닥펀드의 환매요구가 급증하고 있다.

1천억원을 목표로 17일부터 팔기 시작해 지금까지 2백40여억원을 모은 현대증권의 바이코리아 코스닥펀드는 24일부터 환매요청이 들어와 이미 수억원을 돌려줬다.

이달 초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방안 발표에 맞춰 7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대한투신 윈윈코리아 코스닥도 초반 날개돋친듯 팔려나가 1백60억원을 모았으나 최근엔 주춤한 상태.

판매창구마다 “공모주청약 우선권이 없어진 것이 사실이냐”는 전화가 빗발쳐 코스닥펀드 환매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코스닥펀드의 공모주청약 우선권을 없애기로 한 것은 시장의 수요를 반영해 공모가격을 결정하는 수요예측제도를 확대하려는 의도.

수요예측제도는 주식 발행시장에서 발행회사와 주간 증권사가 협의해 결정하는 공모가격이 시가(時價)에 비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는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다.

금감원측은 수요예측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충분한 물량이 필요해 증권저축 및 코스닥펀드 가입자의 몫(발행주식의 50%)을 일반청약자 배정분으로 돌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감원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업계와 전문가들은 “일반 주식시장에 비해 불확실성이 강한 코스닥은 간접투자가 활성화돼야 살아난다”며 반발하는 입장.

한 증권사 간부는 “증권저축이나 코스닥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에게 공모주청약 우선권을 준 것은 코스닥시장 수요기반 확충에 기여했기 때문”이라며 “이 제도를 폐지한 것은 코스닥시장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말했다.

97년11월 증권저축자 등에 대해 공모주청약 우선권을 주면서 3년 동안은 제도를 유지하기로 약속한 정부가 하루 아침에 말을 바꾸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조차도 “정책방향이 크게 바뀐 것도 아니고 눈에 띄는 개선조치도 없으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깨뜨리는 것은 정책의 신뢰성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