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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정용관/孫淑장관 기대半 우려半

입력 | 1999-05-25 19:30:00


5·24 개각으로 입각한 장관 가운데 손숙(孫淑)환경부장관은 드라마같은 인생 때문에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손장관이 우리나라의 대표적 시민운동단체의 하나인 환경운동연합(환경연합)의 공동대표 출신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손장관의 발탁에 환경연합이 가장 놀랐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다. 환경연합은 24일 저녁 상임집행위원회를 열어 “매우 환영할 일이다. 시민의 의견과 참여를 적극 수렴해 새로운 환경행정의 전형을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는 공식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떨떠름한 반응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한 관계자는 “사전에 공론화되고 공개적인 검증을 거쳤다면 보다 적합한 사람을 찾을 수도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워 했다. 전문성이 부족하고 조직생활 경험도 미흡하지 않으냐는 얘기였다.

환경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손장관을 바라보는 시선은 이처럼 애정과 우려가 교차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또 정부와 시민단체의 다소 엇갈리는 입장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나갈 수 있을지를 예의주시하겠다는 분위기다.

그가 환경연합 대표 시절 줄곧 반대했던 영월댐(동강댐) 건설 문제를 정부 안에서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최대 관심사다.

손장관의 취임 일성(一聲)은 ‘문화와 환경의 접목’이었다. 구체적인 복안은 알 수 없지만 긍정적으로 보자면 신선하다고 할 수도 있다.

기왕 장관으로 임명된 만큼 비전문가 운운하며 딴죽을 걸고 싶지는 않다. 드라마같은 그의 인생처럼 일부의 우려를 잠재우고 성공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것인지는 손장관에게 달려 있는 만큼 지켜볼 일이다.

정용관(사회부)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