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측면에서 폐플라스틱의 처리 문제는 우리 사회의 큰 골칫거리다.
종량제 실시 이전에는 모든 쓰레기가 뒤섞여 폐플라스틱이 얼마나 배출되는지조차 몰랐다. 종량제 이후 매일 분리 수거돼 나오는 폐플라스틱을 처리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한지 어언 4년이 지났다. 폐자재의 처리 방안없이 분리수거 제도만 도입한 뒤 한치의 진전없이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그간 업계에서는 연간 2백억원의 환경부담금을 18년간 지불했고 이를 면죄부처럼 생각했다. 그러나 정부는 폐플라스틱 처리를 위해 그 돈을 쓰지도 않을 뿐더러 ‘사용 규제’라는 수단을 들고나오고 있다. 결국 아무런 대안없이 책임전가의 소모전만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 집하장에는 폐플라스틱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이 중 20% 정도만 재활용용으로 고물상 등이 선별해 가고 나머지는 일반 쓰레기와 함께 매립장으로 간다.
이 80%의 폐플라스틱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동안 한국플라스틱재활용협회는 문제의 심각성을 예견하고 대안을 모색했다.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서 성공적으로 실시하는 ‘고형연료화’ 방법의 도입을 제안한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석탄처럼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재활용협회는 3년전 생활 폐플라스틱을 무작위로 채취해 선진국 생산 라인에 투입해 시험생산을 했다. 그 시험생산품으로 최종 소비단계의 연료화 시험까지 끝냈다. 5월초에는 독일의 기계설비 공장과 고형연료화 현장을 방문해 다시 한번 그 효능을 확인했다.
최근 정부의 일회용품 규제에 플라스틱 일부 품목을 포함시켜 혼란이 커지고 있다. 모든 포장재를 일회용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무리다. 또 폐플라스틱을 전혀 재활용할 수 없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지금도 늦지 않다. 정부나 업계, 국민이 협력해 재활용 사업을 실천해야 한다.
오원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