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아라리’의 애잔한 가락이 서리고 함백산 같은 외외(巍巍)한 산들이 가득한 강원도 정선 땅. 함백산 자락에서도 남면과 사북읍에 걸친 두위봉(해발 1,466m)은 가장 높은 봉이다.
한때는 탄광지대였으나 지금은 철쭉산행지로 유명해졌다. 수만 평에 군락을 이룬 철쭉은 만개 때는 산 허리를 연분홍 비단으로 감싼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 한라 지리산 등 남쪽산의 철쭉나무는 키가 작고 꽃잎이 진분홍색이지만 두위봉 철쭉나무는 키가 크고 엷은 분홍빛이다.
산행은 국내 기차역 중 가장 고지에 있는 자미원역에서 시작한다. 마을 내 간이 포장도로를 지나면 계곡과 능선, 두 길로 갈리는데 두 길은 1.4km 밖 샘터에서 만난다. 해발 1천2백m 고지의 드넓은 초원지대에 다다르면 수정처럼 맑고 투명한 연못이 있다.
능선을 따라 30∼40분 정도 오르면 갈림길이다. 철쭉 군락지는 왼쪽 능선을 따라 가야 만난다. 오른쪽은 신동읍 방제리로 내려가는 길. 갈림길에서 암봉을 지나면 곧 정상이다. 네모반듯한 자연석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암봉 동쪽의 세 번째 봉우리가 두위봉 정상. 정상에 앉아서 둘러 보면 북으로 민둥산과 그 뒤로 가리왕산이, 그 아래로 곰봉 벽암산 미등산 지억산의 능선이 아스라히 보인다.
하산은 주능선의 동쪽 길. 민둥산의 아름다움을 완상하며 도사골 사북아파트단지로 내려간다. 도중에 1천8백년 됐다는 국내 최고령 주목도 껴안아 볼 수 있고 동원탄좌의 수직갱도도 관람할 수 있다.
산행후에는 산초두부전골 산채백반 황기닭백숙 버섯 전골 등 향토음식을 맛보는 것도 좋다.
▽교통〓청량리∼영월, 예미 열차편(하루 두 번). 동서울터미널에서 영월행 시외버스 이용. 영월∼예미 함백 시내버스는 수시운행.
▽산행안내〓관동산악연구회(02―876―2599).
유정열(‘우리산 길잡이’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