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나 보던 ‘나는 자동차’가 곧 등장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몰러항공사가 인류 최초의 ‘비행자동차(스카이카)’를 몇주일 이내에 선보인다고 영국의 과학전문잡지 뉴사이언티스트 인터넷판이 27일 전했다.
크기는 일반승용차와 밴의 중간. 최고 시속은 6백㎞. 정원은 4명. 휘발유 1ℓ로 8㎞, 20분에 서울에서 대구까지 날아간다. 이번 시범비행에서는 2m 상공을 1분가량 날 계획이다.
이 스카이카에 올라 “광화문 앞 세종문화회관 주차장에 가자”고 말하면 컴퓨터가 알아서 간다. 비디오 센서를 통해 지형을 판독한 뒤 자동항법장치와 위성지리정보시스템을 활용해 충돌을 피하면서 목적지에 안착한다. 현재는 ‘비행자동차 면허’가 없기 때문에 비행기 조종사 면허가 있어야 운전할 수 있다.
스카이카는 몰러항공사 창립자인 엔지니어출신 폴 몰러사장의 집념이 만들어낸 작품. 그는 대학교수이던 63년 ‘비행접시’처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비행기 개발에 착수했다. 작고 가볍되 열효율이 높은 강력한 엔진개발이 난제였다. 그는 피스톤 왕복 방식의 엔진 대신에 피스톤이 회전하는 새로운 ‘반켈(Wankel) 엔진’을 고안해 89년 스카이카 개발을 본격화했다.
비상시에 대비하기 위해 스카이카에는 이 엔진을 8개 달았다. 안전을 위해 모든 좌석에 에어백을 부착했고 낙하산도 갖췄다.
그동안의 실험에서 20m 상공을 1백50회 이상 날아본 몰러사장은 “나는 양탄자를 탄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전부를 손으로 만들기 때문에 현재 스카이카 한대의 값은 1백만달러(약 12억원). 그래도 벌써 80명이 주문을 했다. 연간 4만대 가량을 대량 생산하면 6만달러까지 낮출 수 있다고 몰러사장은 주장한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