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숙녀복은 20대초반까지를 겨냥한 ‘공주풍’과 20대중반∼30대 위주의 ‘미니멀 스타일’로 양분돼 나오고 있다. 세대를 막론하고 아방가르드 일색이던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양상.
▽왜 양분되나?〓변칙적 디자인의 아방가르드로 ‘재미’를 본 업계는 ‘세기말, 인간적 낭만을 되찾자’는 모토 아래, 이미 수년전부터 선보였던 로맨티시즘을 본격적으로 들고 나왔다. 유행에 민감하며 튀려는 젊은층에겐 동화속 공주풍으로 낭만주의를 ‘판다’. 그러나 직장생활 등 현실의 무대에 선 20대중반 이후에겐 미니멀리즘을 기초로 하되 편안하게 풀어 놓거나 스커트를 길게 하는 식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스타일〓공주풍은 스쿨걸 이미지의 미니스커트 보다는 스커트를 겹쳐입거나 에이프런을 덧입는 식. 치마나 목선 소매끝단에 고무줄을 넣고 주름을 잡거나 커다란 리본 또는 꽃무늬로 귀여운 느낌을 연출한다. 치마안에 빳빳한 망사 스커트를 겹입어 밑단을 드러내는 샤스커트가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 한편 20대 중반 이후를 겨냥한 옷은 인공주름을 만든 크리즈가공 소재가 많고 허리춤을 높이되 스커트가 아랫쪽으로 가면서 넓어지는 ‘엠파이어 원피스’가 많다.
▽어떤 것을 살까?〓로맨티시즘은 올해가 ‘끝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 내년부터는 ‘새 밀레니엄’ 마케팅에 따라 △면이나 마직 등 천연소재 △브라운 그린 등 자연색상 △몸에 붙지 않고흘러내리는인도풍내추럴리즘이 상품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최근 급신장하는 것도 이 브랜드의 ‘흘러내리는 선’이 재조명받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
삼성패션연구소 이유순선임연구원은 △시장에 ‘깔린’ 흰색과 회색계열 보다는 브라운 등 자연의 색상 △고무줄 같은 인위적 장치를 피한 심플한 디자인 △몸에 끼지 않는 롱 스커트 △천연섬유 등을 선택하면 수년간 유행에 뒤지지 않고 입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승재기자〉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