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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칼럼]오학열/『홍보부족 탓』남자프로 과소평가

입력 | 1999-05-27 18:57:00


박지은(20·애리조나주립대)의 99전미대학체육협회(NCAA)챔피언십 우승과 최경주(29)의 99일본PGA투어 우베고산배대회 우승.

23일 미국과 일본에서 잇따라 한국의 골퍼들이 낭보를 전해왔다. 하지만 국내의 남자프로골프 관계자들은 한편으론 씁쓸함도 느꼈을 것이다.

올시즌 일본투어 2승째를 거둔 최경주의 쾌거가 박지은보다는 상대적으로 초라하게 언론에서 다뤄졌기 때문이다.

물론 ‘아마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지은의 업적을 폄훼하려는 것은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국내 남자프로골프가 극도로 침체된 상황에서 최경주는 역대 일본투어에 진출한 한국선수중 최단기간 2승을 달성했다. 일본투어에서 상금랭킹 3위까지 오른 선수는그가 처음이다.

하지만 한국프로골프협회는 국민에게 국내남자프로골프가 ‘아직 살아있음’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안이한 홍보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선수 본인이 자신의 스코어를 국제전화로 국내에 알려줘야 하는 현실. 성적이 좋으면 그나마 경기직후 전화기를 들지만 부진했을땐 ‘잠수’하기 일쑤다.

반면 박지은은 아마추어지만 프로선수 뺨치는 홍보시스템을 갖고 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박세리와 김미현에 못지않게 국내에 전해진다. 최근의 경기모습을 담은 다양한 사진도 언론사에 정기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프로스포츠에서 ‘스타는 만들어진다’고 한다.

적극적인 매니지먼트와 홍보체계를 갖춘 선수가 활짝 꽃필 가능성이 그렇지 못한 선수보다 높은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Kung@netsg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