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7일 오후(한국시간) 9시간여의 비행 끝에 모스크바공항에 도착, 4일 간의 러시아 국빈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 …김대통령은 모스크바공항에서 예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이인호(李仁浩) 주러시아대사와 세르게이 스테파신 러시아총리 부부 등 양국 인사들의 영접을 받고 간단한 환영행사에 참석.
모스크바 시내 숙소인 영빈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김대통령은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조 바실리 러시아 고려인연합회장과 러시아 하원의원인 정홍식 러시아 고려인 민족문화자치회장 등 재러시아 동포 2백20여명을 초청, 간담회를 갖고 한―러 양국관계 발전에 기여해 줄 것을 당부.
○ …김대통령은 발축호텔에서 열린 한―러 경제인 초청 만찬에 참석,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경제인들의 노력을 당부하는 것을 끝으로 첫날 일정을 마쳤다. 만찬에는 한러경제협회 회장인 정몽구(鄭夢九)현대그룹회장을 비롯한 양국 경제인과 김대통령 공식수행원 등 1백40여명이 참석.
김대통령은 만찬사에서 “협력의 시대에는 무엇보다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의 능력과 잠재력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며 “우리 두 나라가 당장의 이익에만 매달리지 않는, 지속적이고 일관된 경제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역설.
김대통령은 또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한국상품종합전시회와 다음달 2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투자박람회 등에 러시아 경제인들이 적극 참여해달라고 권유.
○ …이날 오전 서울공항에서 열린 출국행사에는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 내외와 임동원(林東源)통일부장관, 조성태(趙成台)국방부장관 등 20여명이 나와 김대통령 내외를 환송.
김대통령은 아시아나 특별기에 탑승하기 전 인사말을 통해 “러시아 방문을 통해 주변 4강 모두가 우리의 한반도 정책을 지지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
김대통령은 몽골방문과 관련해서도 “몽골이 세계 10대 자원보유국인 만큼 이 분야에서도 많은 협력관계 진전이 기대된다”고 언급.
○ …이에 앞서 김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스티야와 회견을 갖고 “한국은 러시아의 좋은 이웃으로서 선린관계유지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나폴레옹과 히틀러를 격퇴한 러시아 국민의 애국심과 용기에 심심한 경의를 표하며 뛰어난 문학과 훌륭한 음악을 창조한 러시아 국민에게 커다란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최영묵기자〉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