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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윤상호/의료사고 환자의 「2중 고통」

입력 | 1999-05-27 19:34:00


평소 등과 어깨 주위의 근육통으로 고생하던 주부 김준경(金準卿·28·서울 중랑구 신내동)씨는 2주 전 서울 중앙병원을 찾았다.

“의사의 지시대로 엑스레이 사진을 찍은 뒤 근전도검사를 받고 집으로 막 돌아왔을 때 갑자기 오른쪽 가슴에 바늘로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느꼈습니다.”

검사 때문이려니 했는데 나중엔 숨쉬기조차 힘들 정도로 아파왔다. 집에 돌아온 지 1시간 만에 시아버지의 부축을 받고 다시 병원 응급실로 실려간 김씨는 담당의사의 설명을 듣고 할말을 잃어버렸다.

10여개의 바늘을 등과 목 부위에 꽂는 검사과정에서 실수로 바늘이 폐를 둘러싼 막을 손상시켜 당장 수술을 받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결국 1시간에 걸쳐 응급수술을 받은 김씨는 6일 만에 퇴원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실수를 인정하는 담당의사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원무과에선 보상금은 커녕 위로금조로 30만원을 내밀더군요.”

어처구니없던 김씨와 가족들이 원무과에 10여차례에 걸쳐 보상절차를 문의했지만 그때마다 직원들은 “담당이 아니다”, “며칠만 더 기다리라”는 짜증섞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한 직원은 “보상금을 받고 싶으면 당장 소송을 하라”며 오히려 윽박지르기까지 했다.

“의료사고를 당한 힘없는 환자들은 도대체 어디에 호소해야 합니까.” 김씨의 볼멘 하소연이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