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 개각에 대한 비판론, ‘고급옷 로비의혹사건’, ‘3·30’ 재 보선 50억원 사용설.
잇따라 악재(惡材)들이 터져나오자 여권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국민회의는 50억원 사용설을 보도한 한겨레신문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 부인 한인옥(韓仁玉)여사의 ‘라스포사 출입설’을 폭로하며 ‘맞불작전’에 나섰다. 그러나 여권 내에서조차 “졸렬한 대응”이란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 또 “안이한 대응이 민심이반을 부채질한다”는 자성과 함께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는 세력이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민회의는 28일 ‘고급옷 로비사건’에 대해 ‘무책(無策)이 상책(上策)’이라는 분위기였다. 한 당직자는 “현재로서는 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50억원 사용설을 둘러싸고 국민회의 내부는 전 현직 지도부진영이 상대측을 겨냥해 책임전가식 발언을 하는 등 외환(外患)속에 내분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발설자 색출지시로 내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아 당안팎은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 일부 당직자들은 “‘3·30’재 보선에서 상당한 돈을 사용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 아니냐”며 “당내에 자성론이 있음에도 보도 언론사를 제소까지 한 것은 과잉대응”이라고 말했다.
○ …‘5·24’ 개각에 대해서도 ‘여론수렴이 제대로 안됐다’는 비판론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개각에 앞서 김대통령의 비선(秘線)라인에서 김태정(金泰政)전검찰총장의 법무장관 기용의 문제점을 청와대에 진언했으나 묵살당했다는 후문이다.
한 당직자는 “무엇보다 대통령자신이 검찰총장 임기 보장을 공언하지 않았느냐”며 “임기도 끝나기 전에 각료로 기용한 것은 문제로 청와대에 정치적 감각을 갖춘 참모가 없다”고 비판했다.
다른 중진의원은 “대통령에게 바닥민심이 제대로 전달되지도 않고 대통령이 다양한 의견에 귀를 기울이려고 하지도 않는 것 같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했다.
〈이동관기자〉dk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