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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라이언 킹」이승엽 「이혜천 징크스」탈출

입력 | 1999-05-29 10:47:00


삼성 이승엽(23)과 두산 이혜천(20). 둘의 나이차는 불과 세살이지만 프로야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골리앗과 다윗에 비유된다. 이승엽은 설명이 필요없는 프로야구 최고타자. 반면 이혜천은 데뷔 후 1승도 올리지 못한 무명의 고졸 2년생 왼손투수다.

그러나 올시즌 둘의 상대 전적에선 이혜천이 이승엽을 압도한다. 올해 두산의 선발투수진에 합류한 이혜천은 27일까지 이승엽과 일곱번 만나 볼넷 1개만 내줬을 뿐 6타수 무안타에 삼진 5개를 잡았다.

왼손으로선 드물게 1백45㎞의 빠른 공을 던지는 스리쿼터형 투수인 이혜천은 공을 놓는 포인트가 왼손타자의 시야를 가리는 유리함도 있지만 그가 이승엽에 강한 결정적인 이유는 당돌해 보이기까지 하는 자신감.

그는 선배투수들이 이승엽의 이름 석자만 듣고도 꼬리를 내리는 것과 달리 초구부터 몸쪽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아왔다.

그러나 역시 이승엽은 최고의 타자였다. 28일 대구구장. 1회 이혜천의 초구를 때려 첫 안타를 뽑아낸 이승엽은 0대0으로 팽팽하던 3회 1사 1,3루에서또다시초구를강타해 2루타를 날리며 ‘이혜천 징크스’에서 멋지게 탈출했다.

〈대구〓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