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후 증권회사 입사, 적성이 아니라는 판단에 4개월만에 자진 퇴사후 전직, 새 회사 입사 10개월만에 본부장, 5년간 승승장구하다 돌연 사표 내고 체인점 사업 시작, 1년만에 4백억원대 매출 기록….
맨손으로 시작해 37세의 나이에 ‘성공 인생’에 올라선 ㈜세하기획의 오용섭(吳容燮)사장. 그가 이룬 성공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위기를 기회로’ 삼은 과감한 ‘운신(運身)’이 돋보인다. 체인점 사업을 시작한 시점이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한창이던 지난해 4월이었기 때문.
오사장은 “주변에서 모두 말렸지만 남들이 투자하지 않을 때 투자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확신이 섰기 때문에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한다. 두번째 직장에서 영업본부장을 하면서 유통 업계의 ‘맥’을 짚었고 프랜차이즈 사업이 하기에 따라 크게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했다는 것.
5천만원으로 세하기획을 설립한 뒤 처음으로 히트를 기록한 사업은 ‘드래곤 만화’라는 만화 대여점 체인사업. 성업 중이던 도서대여점들은 대부분 도서 80%, 만화 20%의 비율로 책을 비치해두고 있었지만 정작 사람들은 만화를 더 자주 찾는다는 사실에서 착안한 사업이다.
오사장은 “도서대여점에서 만화를 빌리는 사람들은 기존 만화가게의 어두운 분위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밝은 분위기의 신세대 만화방을 고안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과 4개월만에 체인점이 4백30여개로 늘어나는 대성공을 거뒀다.
두번째 ‘히트작’은 지난해 12월 착수한 장난감 할인점 사업. ‘토이토픽’이라는 브랜드로 사업을 시작한지 4개월여만에 전국 2백50여곳에 가맹점이 들어섰다. 오사장은 “아무리 IMF라도 자식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다”고 말한다.
오사장은 최근 ‘티타임’이라는 선물용품 전문점을 선보였다. 천편일률적인 제품을 구비하고 있는 기존 선물용품점과는 크게 다르다는 것이 그의 설명. 세계 각국으로부터 원재료와 디자인을 수입, 국내에서 제조하는 방식으로 백화점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상품들을 갖추고 있다는 것.
오사장은 “자나깨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운다”고 성공의 비결을 밝혔다. 미국일본등지에서열리는 프랜차이즈 박람회를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시야를 넓히는 것도 또 다른 비결. ‘티타임’은 홍콩에서 발굴해낸 사업이라고 한다.
오사장은 “고객 직원 점주 등 모든 사람들과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신념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고 경영철학을 밝혔다.
오사장의 꿈은 맥도날드와 같은 거대 체인사업을 이루는 것. 최근에는 12층짜리 건물을 구입, 입주를 두 달 앞두고 있다. 그는 “아마 사옥을 가진 최초의 프랜차이즈일 것”이라고 자랑했다. 02―478―5444
〈금동근기자〉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