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했던 주부가 다국적 유명업체들이 휩쓰는 골프용품 시장에 겁없이 토종브랜드로 뛰어들었다.
두조시스템의 전경자(田慶子·45)사장. 작년 여름 자신이 직접 고안한 골프가방을 처음 내놓자마자 골프의 본고장격인 미국시장에 진출한 인물이다. 그것도 흔히 있는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이 아니라 ‘두조’라는 자체상표를 달고서.
수출액수는 1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국내 토종 골프백으로도 세계시장을 뚫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한 계기가 됐다.
아마추어 여성사업가가 만든 골프백이 미국시장에서 호평을 받게 된 것은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독특한 디자인 덕분.
평소 골프백안에서 클럽끼리 부닥치는 것이 신경에 거슬렸던 전사장은 95년 골프백에 칸막이캡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골프백 주둥이에 독립 칸막이캡을 설치, 클럽을 하나하나 분리 보관하면 값비싼 클럽의 손상을 막을 수 있다는 데 생각이 미친 것. 클럽을 순번대로 정리하면 필요한 클럽을 고르기가 쉽고 분실여부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전씨는 즉시 국내와 미국 일본에서 칸막이캡 골프가방으로 특허를 따고 제품개발에 나섰다.
그러나 금형제작과 칸막이 재질의 선택에서 어려움에 부닥쳤다. 칸막이 금형을 만든 경험이 있는 금형제조업체가 없어 원하는 제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1년여 동안 실패를 거듭한 끝에 겨우 완성했다. 이와 함께 칸막이 재질이 딱딱하면 클럽을 꺼낼 때 손을 다칠 염려가 있어 플라스틱사출업체와 공동으로 재질이 부드러운 신소재플라스틱도 개발했다. 디자인은 수출용과 국내용으로 나눠 국내용은 한국인 체형에 맞게 크기를 조정했다.
3억여원을 까먹고서 완성한 두조골프백은 한국발명진흥회와 산업디자인진흥원으로부터 각각 우수발명품 및 우수디자인으로 선정됐다.
전사장은 “현재 백화점은 물론 전국 골프숍에서 외국 브랜드를 제치고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며 “골프매니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가방 가격은 11만∼27만원선. 요즘엔 독일 스웨덴 등 유럽지역에서도 수출상담이 들어와 올해 3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0342―757―1117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