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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고위급회담 개최 의미]햇볕정책 실현단계 진입 신호

입력 | 1999-06-01 20:23:00


지난해 4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차관급 비료회담을 한 이후 중단됐던 남북대화가 당국간의 비공식 접촉을 통해 재개되는 것은 대북 포용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실현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부가 추진해 온 포괄적 접근방식에 의한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가들의 지지표명이 남북대화 재개 여건을 조성하는데 일정 부분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아무리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한다고 하더라도 한반도문제의 당사자인 남북간에 대화를 통한 화해와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그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남북대화 재개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물론 북한도 2월에 올 하반기 고위급 정치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그러나 일반적 예상보다 빨리 회담이 성사되는 것은 남북 모두가 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단은 남북관계 개선에 청신호로 보아도 좋을 것 같다.

모처럼 재개되는 남북대화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남북 모두 회담에 대해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는 듯하다. 우선 지난해 비료회담 결렬 이후 이번 회담이 성사단계에 접어들기까지 1년1개월여나 걸린 만큼 이번 회담에서도 어떤 결실을 얻지 못할 경우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임기 중 남북대화를 통한 관계개선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다.

반면 이번 회담이 성공한다면 남북은 앞으로 회담의 정례화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 남북 정상회담에 이르는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통령이 자신의 대북구상을 잘 이해하는 임동원(林東源)통일부장관을 남북대화의 최전방 지휘관으로 전진배치한 것도이같은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