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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창순 대인관계 클리닉]동료 궂은 일 적극 조언?

입력 | 1999-06-02 19:18:00


★ 문 ★

30대 회사원입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싶습니다. 그래서 동료들의 궂은 일에도 몸을 사리지 않고 도와주고 나름대로 열심히 조언도 해주고는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저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고민입니다. 제가 이야기를 시작하면 얼굴을 찡그리거나 다른 화제를 꺼내거나 합니다. 제 화술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경기 부천에서 직장인)

★ 답 ★

혹시 조언을 한다는 것이 섣부른 충고 아니면 평가나 분석은 아니었을까요. 아마도 그것 때문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참견하기 좋아하는 사람’으로 분류돼 있는 게 아닌가 싶군요.

사람들은 대개 자기 문제를 이야기 할 때 나름대로 해결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야기를 하는 것은 지금 자신의 감정상태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주었으면 해서거나 단지 마음에 쌓인 것을 털어놓기 위해서입니다. 마음속 이야기를 믿을 만한 사람에게 털어놓을 때 기분이 후련해지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정신과 면담의 첫 시작도 대개 이 마음의 환기에서부터 출발합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왜 이야기를 하는지 알아보기도 전에 팔을 걷어붙이고 섣부른 조언이나 즉각적 충고를 퍼부어댄다면 어떨까요? 이 세상에 원하지 않는 충고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더구나 섣부른 조언은 암묵적인 비난이라고까지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남에게 훈계하기 좋아하는 사람치고 매력있고 유쾌하고 흥미로운 사람은 드물지요.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충고가 아니라 이해라는 것을 알고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양창순(서울백제병원 신경정신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