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도시의 젊은 부모들 사이에 ‘공동 육아원’이 화제다.
분당 신도시(경기 성남시) 율동에 있는 ‘두껍아 두껍아 뭐하니’(0342―708―9954). 분당에 사는 부모 30여명이 만든 조합식 ‘공동육아원’이다.
요즘 이곳 아이들은 인근 야산에서 직접 황토를 구해다 흙집을 짓느라 여념이 없다. 누가 시킨 게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우리 스스로 흙집을 만들어보자”는 계획을 세워 실행에 나선 것. 육체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부분은 교사가 도와주지만 ‘설계에서 시공’까지 전과정을 모두 아이들이 직접 하고 있다.
일산 신도시(경기 고양시) 대화동의 ‘야호 어린이집’(0344―917―4788), 과천시의 ‘튼튼 어린이집’(507―5862), 부천시의 ‘산 어린이집’(032―345―9213)등도 비슷한 유형의 공동육아원이다.
이같은 공동육아원은 대개 뜻이 맞는 젊은 부부 20∼30명이 조합을 구성해 각자 4백만∼5백만원 가량의 조합비를 내서 만든다. 전담교사를 고용하지만 부모들도 교육과정에 적극 참여한다. 대부분 ‘체험중시, 자발성, 평화, 자연 친화…’ 등을 육아이념으로 삼고 있다. 아이가 자라면 탈퇴하면서 조합비를 돌려받고 그 빈자리를 ‘후배 부모’가 메운다.
미니 신도시인 화정지구(경기 고양시)에서 ‘이웃사촌’ 10여명과 함께 공동육아원 설립을 추진 중인 최수연(崔壽姸·40)씨는 “산 개천 등 자연이 가까우면서 놀이기구를 설치하고 텃밭 모래밭 등을 꾸밀 수 있는 마당이 있는 부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공동육아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분당 신도시 정자동에 있는 ‘창조학교’에서는 부모들이 직접 교사로 나서 초등학생들의 방과후 활동을 지도한다. 농산물 공동 구입을 위한 생활협동조합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 창조학교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창의성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는 데 특히 교육의 중점을 두고 있다.
공동육아연구원 손이선(孫利瑄·32)교육부장은 “수도권 신도시에는 자율성과 개성 자립심을 특히 중시하는 고학력의 젊은 맞벌이 부부들이 많아 공동육아원 형태의 새로운 육아방식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육아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궁금증은 ‘공동육아연구원’(02―764―0606, 인터넷 홈페이지 http//www.gongdong.or.kr)이나 ‘함께 크는 우리 어린이 문고’(02―418―8394) 등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